입력2024.03.05 07:00 수정2024.03.05 10:28
(전략)
셔틀버스까지 운행하는 '개치원'
미국 변호사 겸 방송인 서동주는 미국에서 반려견 교육을 위해 하루 비용 10만 원에 달하는 반려견 유치원을 보낸 바 있다. 서동주는 "(반려견) 레아가 에너지가 넘치다 보니 어릴 땐 망나니처럼 가구도 부수고, 바닥도 다 긁어서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주변의 추천으로 몇 달 다녔는데, 3차 면접까지 통과해야 입학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국도 비슷하다. 서울 행당동에 있는 한 강아지 유치원은 반려인들 사이에서 '멍문(의성어 '멍멍'과 '명문'을 합친 말)유치원'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곳은 유치원뿐 아니라 호텔, 스파, 미용실, 동물병원까지 운영한다. 유치원에서는 기본적인 매너 교육 뿐 아니라 산책 예절, 행동 풍부화 교육 등의 수업이 커리큘럼에 맞춰 진행된다.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 위치한 바우라움 강아지 유치원. /사진=변성현 기자비용은 강아지의 크기와 이용 횟수에 따라 월 23만5000원(8kg미만 소형견·주 1회)부터 215만5000원(20kg미만 대형견·주 5회)까지 다양하다. 이 유치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100만 원대의 미용·유치원·병원 패키지로 강남구, 용산구 등 인근 지역으로 '셔틀'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반려견 유치원 바우라움의 신세진(37) 원장은 "부모들의 눈높이가 높아 강아지 유치원도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며 "새로운 서비스나 교육 과정을 지속해서 발굴하지 않으면 도태된다"고 설명했다.
유기견을 입양해 유치원에 보내고 있다는 반려인 박민경(35) 씨는 "워낙 겁이 많은 성격이었는데 유치원을 다니면서 사회성이 많이 좋아졌다"며 "사람이 다니는 유치원과 똑같다. 단순히 강아지를 돌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회성이나 산책 매너 등을 배워온다"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기본 매너 교육을 받고 있는 강아지들. /사진=변성현 기자
지난해 8월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22년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위탁관리업 사업장의 개수는 2018년 말 2745개에서 2022년 5034개로 1.8배 증가했다.
서울 동물복지지원센터의 반려동물 시민학교에서는 반려묘의 행동 교정 수업이 분기별로 진행되고 있다. 고슴도치·햄스터·미어캣 등 야생성이 있는 특수 반려동물이 경계를 풀고 주인의 손에 적응할 수 있게끔 훈련하는 '핸들링' 교육도 반려인 사이에서 인기다.
햄스터 핸들링에 관한 정보를 다룬 유튜브 영상이 45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는가 하면, 대구보건대학교 반려동물 보건관리과는 '핸들링론' 과목을 운영하기도 한다. 조경 한국반려동물진흥원 교육센터장은 "한국은 세계 최악의 인구감소 위기를 겪는 데 반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수는 급증하는 추세"라며 "애 대신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반려동물 귀하게 키우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동물이 인간과 같이 문화공간을 이용하는 현상도 빠르게 확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소연/김세린/김영리/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입력2024.03.05 07:00 수정2024.03.0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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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버스까지 운행하는 '개치원'
미국 변호사 겸 방송인 서동주는 미국에서 반려견 교육을 위해 하루 비용 10만 원에 달하는 반려견 유치원을 보낸 바 있다. 서동주는 "(반려견) 레아가 에너지가 넘치다 보니 어릴 땐 망나니처럼 가구도 부수고, 바닥도 다 긁어서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주변의 추천으로 몇 달 다녔는데, 3차 면접까지 통과해야 입학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국도 비슷하다. 서울 행당동에 있는 한 강아지 유치원은 반려인들 사이에서 '멍문(의성어 '멍멍'과 '명문'을 합친 말)유치원'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곳은 유치원뿐 아니라 호텔, 스파, 미용실, 동물병원까지 운영한다. 유치원에서는 기본적인 매너 교육 뿐 아니라 산책 예절, 행동 풍부화 교육 등의 수업이 커리큘럼에 맞춰 진행된다.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 위치한 바우라움 강아지 유치원. /사진=변성현 기자비용은 강아지의 크기와 이용 횟수에 따라 월 23만5000원(8kg미만 소형견·주 1회)부터 215만5000원(20kg미만 대형견·주 5회)까지 다양하다. 이 유치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100만 원대의 미용·유치원·병원 패키지로 강남구, 용산구 등 인근 지역으로 '셔틀'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반려견 유치원 바우라움의 신세진(37) 원장은 "부모들의 눈높이가 높아 강아지 유치원도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며 "새로운 서비스나 교육 과정을 지속해서 발굴하지 않으면 도태된다"고 설명했다.
유기견을 입양해 유치원에 보내고 있다는 반려인 박민경(35) 씨는 "워낙 겁이 많은 성격이었는데 유치원을 다니면서 사회성이 많이 좋아졌다"며 "사람이 다니는 유치원과 똑같다. 단순히 강아지를 돌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회성이나 산책 매너 등을 배워온다"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기본 매너 교육을 받고 있는 강아지들. /사진=변성현 기자
지난해 8월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22년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위탁관리업 사업장의 개수는 2018년 말 2745개에서 2022년 5034개로 1.8배 증가했다.
서울 동물복지지원센터의 반려동물 시민학교에서는 반려묘의 행동 교정 수업이 분기별로 진행되고 있다. 고슴도치·햄스터·미어캣 등 야생성이 있는 특수 반려동물이 경계를 풀고 주인의 손에 적응할 수 있게끔 훈련하는 '핸들링' 교육도 반려인 사이에서 인기다.
햄스터 핸들링에 관한 정보를 다룬 유튜브 영상이 45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는가 하면, 대구보건대학교 반려동물 보건관리과는 '핸들링론' 과목을 운영하기도 한다. 조경 한국반려동물진흥원 교육센터장은 "한국은 세계 최악의 인구감소 위기를 겪는 데 반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수는 급증하는 추세"라며 "애 대신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반려동물 귀하게 키우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동물이 인간과 같이 문화공간을 이용하는 현상도 빠르게 확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소연/김세린/김영리/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